현대백화점-현대쇼핑, 현대퓨처넷-현대아이티앤 잇따라 흡수합병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도 오는 내달 합병… 구매력 극대화동원F&B도 분할했던 온라인 자회사 3년만에 한지붕으로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말이 유통업계에 다시 회자되고 있다. 최근 장기화되는 소비침체를 맞이한 유통업계가 연이어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장기에는 각기 개별 기업이 독자적인 사업을 벌이는 것이 유리하지만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국면에는 한 곳에 뭉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계산이다.

    실제 유통업계에는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합병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계열사간 합병을 발표한 곳은 적지 않다.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에서는 오는 9월 1일 자회사 현대쇼핑과 소규모 합병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쇼핑은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현대백화점 지분 100% 자회사다. 최근 임대사업을 운영하던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토지 및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약 406억원의 현금재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9월 1일에는 현대홈쇼핑의 자회사 현대퓨처넷의 현대아이티앤 흡수합병도 동시에 진행된다. 현대아이티앤이는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퓨처넷의 100% 자회사다. 전기통신, 광고 관련 전문기업인 현대퓨처넷이 IT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계열사간 흡수합병을 통해 경영효율성 제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7월 1일 이마트가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한다.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마트가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운영하는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함으로서 오프라인 유통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상품 수 상당부분이 겹치는 양사간 합병으로 구매력을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앞으로 편의점 자회사 이마트24의 합병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동원F&B도 오는 8월 31일 온라인 유통사업 부문 자회사인 동원디어푸드를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동원F&B의 온라인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지 약 3년만에 다시 모기업 품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가 온,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고 통합되는 트렌드에 맞춰, 동원F&B도 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해 온라인 사업 부문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례는 적지 않다.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프레시원강남은 각기 지역으로 나눠졌던 CJ프레시원광주, 프레시원중부, 프레시원남서울, 프레시원동서울, 프레시원대구경북, 프레시원부산등 6개사를 흡수합병한다.

    법인 통합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7월 1일. 

    업계에서는 유통업계의 잇따르는 합병이 장기화되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법인 간 합병을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통합하고 중복되는 조직,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그야말로 ‘위기에 뭉쳐라’라는 말이 현실로 이뤄지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반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합병을 통한 덩치 키우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성장기에는 별도 기업으로 존재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는 합병을 통해 체력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