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 사이서 ‘캐스팅보트’였던 구미현 회장 체제로 전환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장남은 별 다른 직책 없어이영표 사장, 구본성 측 인사로 알려져… 또 다른 불씨 ‘여전’
  • 7년 간 이어졌던 아워홈의 ‘남매의 난’에서 최후에 웃은 사람은 고(故) 구자학 아워홈 선대회장의 장녀 구미현 회장이었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거머쥐면서 최종적으로 아워홈의 경영권을 사실상 장악한 것.  

    그동안 경영권 다툼을 주도했던 구본성 전 부회장 측에서 회사의 별 다른 직책을 갖지 않으면서 사실상 장녀 체제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 체제에서 시작됐던 ‘남매의 난’이 결국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을 거쳐 장녀 체제로 귀결된 셈이다.

    19일 아워홈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구미현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발탁하고 회장으로 선임했다. 아워홈의 회장직이 부활한 것은 구자학 선대회장 이후 처음이다. 구미현 회장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부회장에 올랐다. 

    사실상 구미현 회장 부부가 대표와 부회장을 나란히 맡은 셈. 구미현 회장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아워홈의 사내이사를 맡았지만 회사 내에서 직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씨는 회사에서 별 다른 직책을 맡지 못했다. 그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져 왔다. 사실상 ‘남매의 난’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구미현 회장이 경영권을 장악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구미현 회장은 2017년부터 시작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전 부회장 사이 경영권 분쟁에서 오빠와 막내 동생 사이를 오가며 편을 들어왔다.

    지난 2017년에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대표 취임에 오빠 편을 들었지만 2022년에는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구본성 전 부회장의 해임에 힘을 실었다. 같은 해 구미현 회장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 잡고 아워홈 지분 공동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불발됐다. 최근 구지은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부결시키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미현 회장 체제에서 본격적인 아워홈 매각 작업이 진행되리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손을 잡은 계기가 아워홈의 지분의 일괄 매각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이번 이사회 직후 이어진 인사에서 이영표 전 구자학 선대회장 비서실장이 경영총괄사장으로 발탁됐다는 점이다. 그는 사실상 구본성 전 부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인사다. 구본성 전 부회장 체제에서 경영지원본부장(CFO)를 맡다가 지난 2022년 구지은 전 부회장이 대표로 선임되면서 그 해 말 아워홈을 떠났다.

    이 때문에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이 회사서 직책을 맡지 않아도 아워홈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주도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경영 경력이 전무한 구미현 회장 부부 대신 이영표 사장이 실무적인 경영을 맡을 전망이다.

    이영표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임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단락된 ‘남매의 난’에 또 다른 불씨가 생길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아워홈은 오너일가 4남매가 지분을 98% 보유 중인데 각각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미현 회장이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 구지은 전 부회장 20.67%을 보유 중이다. 구미현 회장이 경영을 주도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다시 남매간 의견차에 따른 합종연횡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워홈의 복잡한 지분구조와 주주간 갈등으로 인해 지분 매각이 기대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 경우 경영과 매각방식이나 절차에 따른 오너일가 간 이견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