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상승랠리에 '8만전자·23만닉스' 안착'밸류업·인도 IPO' 이슈 현대차·기아도 쑥美 금리인하 기대감 등 3000선 돌파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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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권을 횡보하던 코스피가 드디어 2800선 고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최근 미국 증시 훈풍이 국내 증시에도 불을 지피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하반기 '삼천피'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년 5개월만에 2800선을 돌파하며 장 문을 열었다. 지수가 2800선을 돌파한 건 2022년 1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전일 2797.33에 마감한 코스피는 하루만에 다시 연중 신고가 기록도 새로 썼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38억원, 549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최근까지 2700선 박스권에 갇혔던 코스피가 뛴 건 상위 주도주들 덕분이다. 특히 미국 AI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성장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심이 거세졌다. SK하이닉스는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웠던 가운데 이날도 안정적으로 23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하루 전 8만 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뿐만 아니라 현대차도 지수를 받치는데 한몫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떠오르며 주목받은데 이어 최근 인도 시장에서의 IPO를 준비한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현대차는 올 들어서만 개인 투자자들이 3조 7500억 원을 순매도해 코스피 종목 중 순매도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국내 주식을 쓸어 담던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8032억 원을 순매도하며 '팔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판 것은 월별 기준으론 올 들어 처음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4조21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다시 투심을 끌어올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올해 저점 대비 15% 이상 반등해 외국인이 중국 증시에 잠시 몰려들었지만 이내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다른 신흥국을 찾기 시작했고 다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들어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도의 AI반도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반도체·자동차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의 코스피 예상 범위를 살펴보면 목표 상단을 3000선까지 올리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고가 기준으로 3000선 위에 있었던 건 2022년 1월3일(3010.77)이 마지막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국내 수출 업종들의 실적 모멘텀도 지속될 수 있다"며 "AI산업의 성장을 동력으로 반도체 메모리 업체가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시장은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주요국 증시 중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고개를 든다. 강세장의 근거가 되는 실적이 기대치 만큼 개선되지 않을 경우 증시 충격도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현재 엔비디아·MS·애플 등 미국 빅테크 중심 쏠림 현상도 일부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쏠림에 대한 경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익 전망치의 빠른 개선 없이는 주가 상승 기울기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특히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쏠림심화를 경계할 필요가 있는데 국내 증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정치적 변수에 따른 원자재 하락 등 리스크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부문에서 6월 들어 불편한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극우파가 대거 당선된 유럽 선거가 트리거가 됐고 달러화 강세, 산업금속 조정, 주식과 가상화폐 정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