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주 추가 매입… 1만2000주로 늘어SDI 성공 공식 그대로… 주인의식-책임감 발로이정배·최시영·남석우·송재혁 사장도 동참'시너지·슬림화' 조직개편 채비
  • ▲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삼성전자
    ▲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된 전영현 부회장이 잇단 자사주 매입으로 사업 회복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전 부회장은 과거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되면서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배터리 사업 성공을 자신했고, 이를 현실화해 주가 부양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전 부회장이 이 같은 공식을 적용해 위기에 빠진 반도체 사업에도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3일자로 장내에서 삼성전자 주식 5000주를 매수했다. 주당 취득 가격은 7만 5200원으로 총 3억 7600만 원 규모다.

    이로써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자사주 규모는 총 1만 2000주로 늘었다. 이번에 DS부문장으로 새로 임명되기 전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7000주다.

    전 부회장 외에도 최근 삼성전자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앞장서면서 주가 부양과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이번에도 전 부회장 외에 DS부문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도 각각 지난 12일과 14일에 3800주와 1000주를 매입했다. 남석우 DS부문 제조&기술 담당 사장도 지난 13일과 17일 양일에 걸쳐 2000주를 사들였다. 송재혁 반도체연구소장(사장)도 2300주를 매입했다.

    삼성 임원들이 해마다 자사주 매입 행보를 보여주고 있지만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에서 주요 보직을 맡을 때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맡은 사업과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특히 전 부회장이 지난 2017년 삼성SDI 대표이사로 취임해 배터리 신화를 주도하면서 10만 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를 재임 5년 사이 최고 80만 원대까지 올려놓은 사례는 지금도 회자된다. 전 부회장은 삼성SDI 대표로 취임한 첫 해, 적자였던 사업을 흑자로 돌려놓는데 성공했고 이후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업계 톱티어로 올라서는 기반을 마련했다. 덕분에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유례없는 성장 스토리를 썼다는 평가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매입한 주식이긴 하지만 전 부회장도 삼성SDI 지분으로 상당수준의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이 삼성SDI에서 다시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삼성SDI 지분에 대한 공시 의무가 사라져 이를 매각했는지 보유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긴 어렵지만 공시에 따르면 퇴임 당시까지 최초 보유했던 주식 전량을 그대로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오랫동안 메모리 시장 1등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 반도체가 최근 AI(인공지능) 시장이 개화하는 중요한 변화 시점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구원투수로 투입된 전 부회장이 배터리 사업에서처럼 또 한번의 반도체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25일에는 전 부회장이 DS부문장을 맡은 뒤 처음으로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가 진행된다. 화성사업장에서 글로벌 판매전략회의를 열고 120여 명의 임원진이 참석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시장 대비에 나선다. 앞서 지난 18일부터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로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