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난해 준법감시인력 10명↑…4대 은행 중 최소신한은행,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26명 충원우리은행, 준법감시 인력 비중, 4대은행 유일 0%대국내 은행들, 외국계 대비 준법감시 인력 투자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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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우리은행의 준법감시 인력 확충 규모가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내부통제 강화를 그룹의 최우선 경영 방향으로 제시해 왔음에도 우리은행 전체 직원 중 준법감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0%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7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이어 최근 경남 김해지점에서 100억원 규모의 추가 횡령이 발생하면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만큼 다음 달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관련 인력을 대대적으로 충원할지 주목된다. 

    21일 각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준법감시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596명으로 1년 전(531명)보다 65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에서 늘어난 규모는 10명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적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준법감시 지원조직 규모는 지난 2022년 말 준법감시실 50명, 법무실 31명, 자금세탁 방지센터 46명 등 총 127명에서 지난해 준법감시실 59명, 법무실 32명, 자금세탁 방지센터 46명 등 총 137명으로 늘었다.

    준법감시 인력 충원이 가장 많았던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준법감시 인력은 준법경영부 10명, 준법감시부 72명, 자금세탁방지부 61명 등 총 143명이다. 지난 2022년 말(117명)과 비교해 26명 늘어난 규모다.

    이밖에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지난해 각각 15명, 14명씩 준법감시 지원조직 규모를 키웠다. 국민은행의 준법감시 인력은 총 190명으로 규모 면에서는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전체 직원 중 준법감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우리은행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의 전체 직원수는 1만3723명으로 이중 준법감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0.99%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고 유일한 0%대 기록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직원 수(1만6293명)가 가장 많음에도 준법감시 인력 비중은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1.16%였다.

    이밖에 신한은행이 1.07%, 하나은행이 1.06%의 직원을 준법감시 업무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력 규모와 비교해 얼마나 많은 인력을 준법감시 업무에 투입하는지는 은행의 내부통제 역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외국계 은행과 비교하면 국내 은행들은 수익에 도움이 안되는 준법감시 업무에 인력을 투입하는데 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준법감시 인력 비중은 3.39%, SC제일은행은 1.49%로 모두 국내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겉으로는 내부통제를 외쳤지만 수익성과 무관한 준법감시 조직을 키우겠다는 의지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이는 내부통제에 대한 실제 인식을 보여주는 만큼 시중은행들이 금융 사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준법조직의 뭉뚱그려진 운영 형태도 문제로 제기된다. 

    국내 시중은행의 준법감시부(실)는 대부분 내부통제 정책 수립, 국내외 모니터링, 내부통제 점검, 현장 교육 등의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반면 SC제일은행의 경우 국내 시중은행보다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지원준법감사부 △소매금융준법감사부 △기업금융준법감사부 △규제업무지원부 △금융사고리스크관리부 등 5개 부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