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23년 누적 순손실 7.1兆결손금 2조원대… 배당 발목자본준비금→이익잉여금 전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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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오랜 불황의 터널을 지나 흑자 실현을 본격화했다. 다만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을 쌓기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예정으로, 주주환원 시기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2333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으로 2014년 이후 9년 만에 흑자를 실현한 이후 올 1분기 77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98.2% 급증한 수치다.

    삼성중공업 조선업 호황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힘입어 두드러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올해 4150억원, 2025년 7052억원, 2026년 1조218억원 등 급증이 예상된다.

    다만 이익의 결과를 주주에 돌려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수년째 적자를 이어온 사이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지 못했다. 중장기적 주주환원 정책 마련은 물론 배당액이 확정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先)배당 후(後)투자’ 절차를 위한 정관변경 등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주주환원 계획 부재와 별개로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바닥난 상태다. 삼성중공업의 3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2조1587억원으로 마이너스(-)인 결손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까지 4조원을 웃돌았던 이익잉여금은 2019년 1조5022억원, 2020년 301억원 등 급감했고 2021년 1조3552억원의 결손금으로 마이너스 전환 이후 규모가 더 커졌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매년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원천으로 한다. 삼성중공업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7조1229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말라붙은 것으로, 현재로서는 2조2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쌓아야 결손금을 플러스(+)로 전환, 배당에 나설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 배당 시기를 앞당길지에 귀추가 모아진다. 자본준비금은 자본전입과 결손금 보전 이외 목적으로 쓸 수 없지만, 이를 이익잉여금(결손금)으로 전입하면 배당 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해진다.

    상법 제461조의2에 따르면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자본으로 전입시킬 수 있다. 삼성중공업의 주식발행초과금은 3월 말 현재 1조969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다고 가정하면 결손금을 대거 털고 배당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어려운 시황 극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터라 중장기적인 환원 정책 수립에서 미진했다”며 “향후 재무상황이 안정되는 시점에 배당을 재개할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배당을 포함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는 경우 주주들께 안내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