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조양, 4.8조 규모 20척 수주SCFI 3000 웃돌며 지속 강세신조선가 상승… 컨선 발주 잇따라
  • ▲ HD현대가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 ⓒHD현대
    ▲ HD현대가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 ⓒHD현대
    홍해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해상운임 강세가 지속되면서 덩달아 컨테이너선 몸값도 오르고 있다. 글로벌 선주들의 발주 증가에 따라 선박 건조가격도 높게 책정 중으로, 조선업계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프랑스 선사인 CMA-CGM과 1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12척, 8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컨테이너선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최소 35억 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HD한국조선해양은 일찌감치 올해 목표를 채우게 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최근까지 총 112척을 121억1000만 달러에 수주, 목표 달성률이 89.7%를 기록 중이다. 컨선 20척을 포함한 수주액은 156억1000만 달러로 목표치를 훌쩍 넘게 된다.

    한때 K-조선을 이끌었던 컨선이 귀환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가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가스선에서 집중해온 사이 컨선은 중국이 독식했던 구조가 다시 변화하는 모습이다. HJ중공업도 이달 유럽 선주사로부터 7900TEU급 컨선 2척의 수주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홍해 사태로 해상운임과 중고선가가 반등하며 컨선 발주가 다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해는 아시아에서 유럽 지중해로 들어가는 관문인 수에즈운하 입구다. 홍해에서 예멘 반군의 공격이 계속됨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는 홍해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다. 이 항로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할 경우 뱃길은 평균 5000㎞ 이상 길어진다. 소요 기간 또한 기존 항로보다 일주일에서 최대 2주까지 지연돼 컨선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홍해 발 물류대란에 해상운임은 치솟고 있다. 6월 셋째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96.38p 오른 3475.6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마지막 주 1730.98 이후 11주 연속 상승세로, 2022년 8월 셋째 주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신조선가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2000~2만4000TEU) 선가는 2억675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500만 달러 증가한 상태다.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중고선가도 3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선주들의 컨선 발주 지속에 따라 국내 조선사의 수혜가 예상된다. CMA-CGM 외에도 독일 하팍로이드, 이스라엘 짐라인,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 중국 코스코 등 선사도 신조 투자를 추진 중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선 신조 시장은 2021~2022년 슈퍼사이클 이후 2023년 150만TEU, 올해 5월까지 30만TEU 발주에 그치지만 홍해 사태로 선대 리뉴얼이 앞당겨지고 있다”며 “2026년 컨테이너 건조 선가도 올해보다 5~10% 더 오르며 조선사 실적 턴어라운드에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