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연 2.95~5.59%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행채 금리 하락 영향정책모기지 활성화‧DSR 2단계 시행 앞두고 주담대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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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영끌' 현상이 다시 강하게 나타나며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리 하단이 2%대로 떨어진 데다 다음달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막차타기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지난 21일 기준 연 2.95~5.59%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5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고정금리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 20일 연 2.95~4.96%로 인하했다.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 2%대까지 떨어진 것은 2021년 3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 금리 내리고 부동산 회복 조짐에 가계대출 급증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는 금리산정의 기준인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19일 3.451%로 기준금리(연3.5%)보다 낮았다.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지표금리인 국채 3년물 금리 역시 지난 19일 3.162%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한 달 새 0.25%포인트 하락했다. 

    업계에선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다 국내 은행채 금리가 낮아진 게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

    금리가 떨어지고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3월 4227건, 4월 4372건에 이어 5월 4608건(전날 집계 기준)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을 앞두고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대출 증가세를 부채질했다.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모기지 상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점도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 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 4000억원 증가해 전월 증가분(4조1000억원)보다 그 규모가 컸다. 7개월 만에 최대 증가 규모다.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3759억원으로, 5월 말(703조2308억원)보다 2조1451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담대가 이끌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가 1조9646억원 늘었다. 

    ◇ 인뱅 주담대 금리 3% 중반… 금융당국 쓴소리에 속도조절

    이처럼 시장금리 하락으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로 떨어진 것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여전히 3%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혼합금리는 연 3.561~5.087%이며,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42~5.57%다. 

    올해 초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주담대 인기몰이를 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저금리로 주담대를 키운 영업 편중 행태에 대해 금융당국이 쓴소리를 하자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3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이날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은행과 차별화되지 않은 영역인 주담대에서 나오는 게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