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성 ‘주주가치 제고’ 천명자사주 비중 전체 주식의 10.3%소각 시 1주당 가치 상승 효과
  • ▲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철강 콘퍼런스에서 '초격차 미래 경쟁력을 향한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철강 콘퍼런스에서 '초격차 미래 경쟁력을 향한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자사주 소각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강력한 주주환원책으로 꼽히는 만큼 장 회장의 기업 밸류업 의지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POSCO홀딩스의 전체 발행주식은 8457만1230주며, 이 가운데 자사주는 869만5023주로 전체의 10.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10위권 기업 중 자사주 비중이 10%가 넘는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회사의 자사주 취득은 일차적으로는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식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그러나 향후 직원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지급하거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등 시장에 다시 풀리는 오버행(미래 잠재 매도물량) 부담을 동반하므로 주주가치 제고의 실효성은 낮게 평가된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실제 소각까지 진행해야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실현된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주식을 아예 없애는 것으로, 유통주식수는 물론 총 발행주식수도 줄게 된다. 이때 1주당 가치가 증가, 회사의 성장성이 높게 평가돼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게 된다.

    장인화 회장이 기업 밸류업을 위해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낼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신뢰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제시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한 바 있다.

    장 회장은 최근 ‘돈 잔치’ 논란을 빚은 스톡그랜트(주식보상제도)를 폐지하는 등 과감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영진의 급여도 최대 20%까지 반납하기로 했다. 경영진이 본보기를 보여 회사의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스톡그랜트는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부여하는 인센티브 제도로, 의무 보유 기간 없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톡옵션과 구별된다. 이 제도는 최정우 전 회장 재임 시절 책임경영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등에 따른 비상경영체제에서도 지급되며 논란이 일었다.

    장 회장의 혁신경영 행보에 비춰 자사주 소각에까지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연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추진하겠다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의 현재 EPS(주당순이익)는 2만79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EPS는 주식 1주로 얼마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포스코가 자사주 전량을 소각한다고 단순 가정할 시 EPS는 2만2380원까지 증가하게 된다.

    EPS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8.58배로, 주식 소각 이후 16.67로 낮아지게 된다. PER는 기업 주식의 현재 가격을 기반으로 한 이익에 대한 평가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앞서 지난 2022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발행주식의 3%에 해당하는 총 자사주 261만5605주를 소각했다. 앞서서도 총 ▲2001년 290만주 ▲2002년 281만주 ▲2003년 181만주 ▲2004년 178만주 등 네 차례에 걸쳐 총 930만주를 소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