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시스템, 1억 달러에 '필리 조선소' 인수美 존스법 준수 가능… 美 상선·함정 사업 본격화호주 오스탈 등 한화오션 추가 M&A 가능성↑
  • 한화오션이 연 20조원에 달하는 미군 함정 정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해외 M&A에서 방법을 찾는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양 사는 4 대 6 비율로 노르웨이 에너지 업체 아커로부터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 지분 100%를 1억달러(한화 약 1380억원)에 인수했다. 최종 인수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을 거쳐 11월께 마무리된다.

    필리 조선소는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된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해오고 있다.

    이번 인수로 한화오션은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 존스법에 의거해 미국 내에서 운항되는 선박은 미국 내에서만 건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리 조선소는 필라델피아 해군기지 바로 옆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면 한화오션이 향후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효과적 사업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함정시장은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니즈가 있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에 이어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 인수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 등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어 한화가 오스탈을 인수할 경우 미 함정 사업 및 MRO 사업도 수월하게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오스탈 인수는 필리 조선소보다 인수 소요 자금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부담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4971억원 가운데 28%에 해당하는 4200억원을 글로벌 방산사업 확장을 위한 생산 거점과 함정 MRO(유지·보수) 기업 지분 확보에 활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외국 현지 조선소를 확보하거나 방산 관련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이 2차 증자를 통해 투자목적 회사인 손자회사에 내리기로 결정한 돈은 약 3600억원"이라며 "필리 조선소 지분 인수 후 3000억원가량의 출자금이 남는 상황"이라며 추가 M&A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