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서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보우스트' 승인받은 세레스 주가 하락세세레스, 보우스트 자산 네슬러 자회사에 매각CJ바이오사이언스, AI 플랫폼 활용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3종 기술수출 목표지놈앤컴퍼니, 마이크로바이옴보다 ADC에 주력할 방침
  • ▲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최근 개최한 '2024 뉴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고 있다.ⓒCJ바이오사이언스
    ▲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최근 개최한 '2024 뉴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고 있다.ⓒCJ바이오사이언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을 합친 단어로 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를 말한다.

    한때 암과 치매, 파킨슨, 아토피 등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꿈의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ADC(항체-약물 접합체), 표적단백질 분해(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다른 모달리티(치료기법)가 주목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어 개발 기업의 생존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세레스테라퓨틱스(세레스)는 지난 6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보우스트의 모든 권리를 스위스 네슬레 자회사 네슬레헬스사이언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보우스트 매각대금을 차입금을 상환하고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사용할 방침인데 보우스트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보우스트는 지난해 4월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최초의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18세 이상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재발 예방을 위한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해 4분기 매출 1040만달러, 연 매출 196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세레스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 0.76달러로 보우스트의 품목허가를 받은 4월26일 종가 6.4달러 대비 88.1% 급락했다.

    출시가 이뤄진 6월 주가도 4달러 후반에서 6달러에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우스트를 향한 기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도 이제 엑소좀 등과 결합한 2세대, 3세대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의 대응력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기업도 생존전략 마련에 고심이 크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분위기 타개에 나선다.

    최근 열린 '2024 뉴비전 선포식'에서 AI 기반 플랫폼 '이지엠'을 활용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을 가속해 기술수출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지속적인 임상 데이터 확보 및 분석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와 AI 관련 역량을 오랜 기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엠은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데 신약 후보물질 및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발굴하는 데 활용된다.

    이지엠을 활용함으로써 임상단계 예측 정확도를 높여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고 개발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으로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AI 전환(AX)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영국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4D로부터 신약 후보물질 9종을 인수한 것을 포함해 현재 15종의 마이크로방옴 기반 신약을 보유 중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비소세포폐암·두경부편평세포암종·흑색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CJRB-101'에 대해 현재 국내에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 중인데 올 3분기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밖에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CJRB-302',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CJRB-201' 등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에도 속도를 내 2026년까지 기술수출 3건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경영총괄 대표가 지난 13일 향후 지놈앤컴퍼니의 향후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경영총괄 대표가 지난 13일 향후 지놈앤컴퍼니의 향후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에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이 회사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분야였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을 향한 관심도가 식은 국내외 현실을 외면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제로 개발 중인 'GEN-001'에 대해서는 후기 임상을 진행하기보다는 기술수출을 통해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놈앤컴퍼니는 GEN-001에 대해 미국과 한국에서 비소세포폐암·두경부암·요로상피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1/1b상을 조기종료했으며 한국에서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종·담도암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경영총괄 대표는 지난 13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GEN-001에 대해 상당히 좋은 결과를 확인했고 마이크로바이옴에 욕심은 나지만 회사의 체력상 한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기술수출 파트너를 찾고 있다"면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을 위한 추가 임상시험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 대신 최근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ADC(항체-약물 접합체)에 보다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 5월31일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에 신규 타깃 ADC용 항체 'GENA-111'을 총 586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놈앤컴퍼니의 첫 기술수출 성과를 ADC 분야에서 올려서다.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ADC에 필요한 신규 타깃 항체를 다수 개발해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 성과를 잇따라 내며 개발자금과 기술적 역량을 축적한 뒤 장기적으로는 항체에 페이로드(세포독성 약물)와 링커를 장착한 신규 타깃 ADC 후보물질의 전주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ADC를 개발하려면 항체와 페이로드, 링커가 필요하다. 항체는 이번에 기술수출한 GENA-111을 발굴한 신약개발 플랫폼 '지노클'을 통해 발굴했던 만큼 지놈앤컴퍼니는 페이로드와 링커만 확보하면 된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경영총괄 대표는 "페이로드와 링커 기술을 확보한 글로벌 CDO 업체와 협업하거나 특허가 만료한 페이로드와 링커 기술을 우리의 ADC 항체와 결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