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하 대표 문책성 경질, 이번주 이사회 예고계열사 매각 지지부진, 인수합병 난항재편 불가피, 자회사 성공 여부 촉각
  • ▲ ⓒSK스퀘어
    ▲ ⓒSK스퀘어
    SK스퀘어가 리더십 교체와 더불어 포트폴리오 새판짜기에 나선다. 그룹 리밸런싱 작업에 따라 사업 조정과 투자지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를 해임할 예정이다. 신임 대표는 SK텔레콤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2023년 3월 취임한 이후 연임에 성공했지만, 투자 실패와 구조조정 성과 부진에 따른 문책성 경질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SK스퀘어는 투자 전문 회사로, 반도체와 ICT(정보통신) 부문 인수합병과 직접 투자를 사업 목적으로 한다. 주요 계열사로는 SK하이닉스와 웨이브, 11번가, 원스토어, 티맵모빌리티 등이 있다.

    투자 규모가 늘어난 반면, 지분보유 기업 23개사 중 18개사가 적자를 내면서 지난해 영업손실은 2조3397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크래프톤과 SK쉴더스는 지분을 매각했고, 11번가와 웨이브는 순손실만 1000억원 이상이 기록됐다.

    1분기 영업실적은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지분율 20.1%를 보유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 반등에 힘입은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2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분법 손익 3874억원이 SK스퀘어 실적에 반영됐다.

    그룹 내에서 지나치게 불어난 계열사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투자자산을 정리하기로 했지만, 성과는 부진한 모습이다. 11번가는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원스토어와 티맵모빌리티 등 기업공개는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간 합병을 서두르고 있지만,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늦춰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리더십 교체에 맞춰 강도높은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중심 투자로 전환하기 위해 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2조원대 투자 재원을 마련해 반도체 밸류체인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SK스퀘어는 매각과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는 한편, 티맵모빌리티와 원스토어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출범 당시 제시한 순자산가치 7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회사 성공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기업공개를 앞둔 만큼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공개를 추진하던 원스토어는 지난해 1260억원의 프리IPO(상장전 자금조달)를 완료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지적받아온 수익성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투자형 지주회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졌다”며 “리더십 교체와 더불어 강도 높은 포트폴리오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자회사들은 사업부문 매각과 조정에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