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수출 책임진 '해외통'대상, 올해 베트남 제2공장 건립… 태국·말레이시아 등 해외수출 전초기지김치 현지 생산 시작… 오는 7월 인접국가 수출 나서
  • ▲ 장훈 대상득비엣 대표이사가 베트남 시장에서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장훈 대상득비엣 대표이사가 베트남 시장에서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베트남 제2공장 건립을 기점으로 동남아시아 인접국가로의 수출을 담당하는 전진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지난 12일 하노이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장훈 대상득비엣 대표이사는 “육가공사업 위주에서 냉동·상온·김치 등을 아우르는 종합신선식품회사로 도약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인사를 통해 올해 대상득비엣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장 대표는 2009년 인도네시아 발령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팀장 및 총괄을 역임한 해외통이다.

    현재 대상은 베트남에 장류·소스·김과 미원 등 조미료를 다루는 대상베트남과 육가공·냉동식품을 다루는 대상득비엣 두 개의 법인을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근무 당시 장 대표는 2010년 마요네즈를 주력 수출품목으로 정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상 기흥공장에 할랄(HALAL) 인증을 받았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인도네시아로 수출됐고 현지 편의점 입점을 통해 불과 2년만에 시장 점유율 1등 제품이 됐다.

    장 대표는 2016년 대상이 당시 득비엣푸드 인수를 위한 실사 조사팀의 일원으로 베트남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대상은 득비엣푸드의 주식 99.9%를 약 3200만달러에 사들였다.

    장 대표이사는 “2016년 득비엣푸드 인수를 위한 인수팀에 포함됐었다”면서 “당시에도 그룹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육가공회사를 넘어 신선종합식품으로의 전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북부(하노이) 위주인 회사를 중부를 거쳐 남부(호치민)까지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 대상득비엣 흥옌 공장 전경ⓒ대상
    ▲ 대상득비엣 흥옌 공장 전경ⓒ대상
    베트남은 대상 글로벌 사업의 핵심 국가다. 지난해에만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득비엣푸드 인수 직후인 2017년(약 1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대상은 최근 베트남 사업 확대를 위해 ‘대상베트남’의 하이즈엉 공장과 ‘대상득비엣’의 흥옌 공장에 총 300억원을 투자해 각각 신규 공장동 1개씩을 증설했다.

    증설로 인해 대상득비엣의 연간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에 생산하던 상온 소시지 등 제품과 더불어 현지에서 수요가 높은 스프링볼, 바인바오와 같은 간편식 제품은 물론 김치 현지 생산에 나서게 된다.

    장 대표이사는 “그간 베트남에 김치를 수출해왔는데 현지 생산에 대한 필요성이 있어왔다”면서 “올해 4월 첫 생산을 시작했고, 베트남 현지는 물론 인접 국가로의 수출도 예정돼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의 김치 시장은 약 300억원 규모로, 이 중 대상은 20억원 정도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완공된 제2공장에서 직접 생산에 나서 비중을 높이고 시장 안정화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 ▲ 베트남 현지인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레시피가 아닌, 자체적인 레시피를 통해 김치를 담궈먹거나 이를 판매하기도 한다.ⓒ196Flovers
    ▲ 베트남 현지인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레시피가 아닌, 자체적인 레시피를 통해 김치를 담궈먹거나 이를 판매하기도 한다.ⓒ196Flovers
    다만 다른 제품과는 달리 김치의 경우 ‘현지화’는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국적인 맛을 기대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지에는 고수를 활용한 ‘고수 김치’ 등이 김치 레시피로 퍼져있지만 이러한 제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베트남 재래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김치의 경우, 300g에 한국 돈으로 500원이라는 불가능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판매하는 가격과 비교하면 최대 ¼에 불과한 가격이다.

    해당 제품들은 상인들이 집에서 담근 김치를 통에 넣고 판매하는 것으로, 위생은 물론 맛에도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제품들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파우치 형태로 한국식 양념을 활용한 제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장 대표이사는 “수출로 들여오는 김치의 경우 파우치가 부푸는 팽창 문제도 그렇고, 물류로 인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라면서 “다양한 원물을 현지에서 조달하되, ‘한국의 맛’을 유지해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7월 태국과 필리핀 수출이 확정돼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베트남 하노이 현지 'FUJI MART'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상득비엣 육가공 제품ⓒ조현우 기자
    ▲ 베트남 하노이 현지 'FUJI MART'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상득비엣 육가공 제품ⓒ조현우 기자
    육가공 제품과 가공식품은 프리미엄화에 나선다. 기존 제품군을 운영하되 지역별로 소득격차가 크게 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맞춤형 제품군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실제로 베트남의 평균 소득은 약 4000달러 정도이지만, 호치민 등 대도시는 6000달러, 1군·2군 등의 지역은 1만달러를 넘는다. 지역에 따라 두 배를 넘는 셈이다. 기후에 따른 입맛에 차이도 있다. 통상적으로 북부인 하노이는 짠맛, 남부인 호치민은 단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장 대표이사는 “입맛과 소득에 따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고려해야한다”면서 “남부지역 전용 제품을 프리미엄으로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스트를 통해 반응을 확인하고 이후 그릴 소시지, 불고기전골 등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 장훈 대상득비엣 대표이사가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대상
    ▲ 장훈 대상득비엣 대표이사가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