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사태' 해상운임비 지속 증가 영향통행제한·가뭄·물류성수기 등 중첩HMM·STX그린로지스 등 해운사 실적 기대감
  • ▲ 파나마 운하ⓒ연합뉴스
    ▲ 파나마 운하ⓒ연합뉴스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해운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TX그린로지스는 23.85% 오른 1만3560원에 장을 닫았다. HMM은 전 거래일 대비 1.05% 오른 1만9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해운과 흥아해운도 이날 10%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각각 8.15%, 3.00%으로 장을 마쳤다. 마찬가지로 KSS해운(5.11%), 삼성중공업(3.80%), 팬오션(2.97%)도 상승 마감했다.

    최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해상운임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3475.6으로 집계됐다. SCFI는 11주 연속 오르며 지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운임비가 오르는 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수에즈운하 통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예멘 후티 반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는 선박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 이후 선박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항 거리와 시간이 늘어났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씨인텔리전스는 아시아발 유럽향 현물 운임이 2만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파나마운하도 강수량에 따라 통행량이 조정될 수 있는 상황에 운임료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반기 쇼핑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화물을 선적하려는 이른바 해운 성수기 시즌이 겹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동부 항만 노조가 해운사들의 항만 자동화에 반발하며 파업을 시사해 물류난은 한층 더 가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각종 물류난이 더해지면서 해운사들의 수익성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최근 세계 2위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는 올해 실적 전망치를 적자에서 흑자로 수정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머스크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경영현황 공지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 '-20억∼0달러'를 제시했지만 이달 들어 '10억∼30억 달러'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HMM도 조단위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8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HMM은 올 1분기 영업이익 4070억 원을 달성하며 16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HMM은 올 2분기에도 5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워은 "파나마와 수에즈 양대 운하의 통행 제한이 지속되는 가운데 리스크 해소 시점에 대한 예측마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 해운 성수기에 진입하는 점까지 감안하면 해상 운임 강세 기조가 이어지며 견조한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