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칸 라이언즈] 기후 위기에 관한 세미나 4편 열려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기후 위기 메시지 지속적으로 전달
  • ▲ 2050년 칸의 일기 예보는? 세미나 현장. ⓒ칸 라이언즈
    ▲ 2050년 칸의 일기 예보는? 세미나 현장. ⓒ칸 라이언즈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4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한 세미나가 4편 열렸다. 칸 라이언즈에서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업계가 환경 문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후 위기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했며, 올해는 4편의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2050년 칸의 일기 예보는?(What Will the Weather Forecast Be In Cannes in 2050)'이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렸다.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와 일기예보 회사인 '웨더컴퍼니(The Weather Company)'에서 함께 제작한 '웨더키즈(Weather Kids)' 캠페인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웨더키즈'는 아이들이 기상 캐스트로 출연해 2025년의 날씨를 보여주는 영상이다. 
  • 세미나의 연사로 참여한 CNN 기상 캐스터 데렉 반 댐(Derek Van Dam)은 "2050년 남프랑스 기온은 지금보다 4도 높아지므로, 니스의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산책로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반 댐 캐스터는 "전세계 인구의 40%가 해안 가까이 살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적시에 일기 예보를 받는 것이 아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취약 계층이 더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023년에 미국에서만 기후 재난으로 인한 10억 달러 손실이 발생했다. 17개의 큰 폭풍, 4개의 홍수, 2개의 사이클론, 2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고, 많은 산불이 났는데 2050년에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 클로버 호건(Clover Hogan) 포스오브네이처 설립자. ⓒ칸 라이언즈
    ▲ 클로버 호건(Clover Hogan) 포스오브네이처 설립자. ⓒ칸 라이언즈
    같은날 열린 또 다른 세미나에서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렸다. 환경운동 단체인 '포스오브네이처(Force of Nature)'의 '그린워싱 없이 지속가능성을 파는 방법(How to Sell Sustainability without Greenwashing)' 세미나에는, 19살에 이 단체를 설립한 클로버 호건(Clover Hogan)이 무대에 섰다. 호건은 '그린워싱(Greenwashing)', '그린시프팅(Greenshifting)', '그린라이팅(Greenlighting)' 등의 용어를 소개하면 친환경 마케팅의 허상을 고발했다. 

    '그린워싱'은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이미지를 포장하지만,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는 환경 보호 효과가 없거나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를 지칭하는 말이다. 호건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58%가 실제 활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기후 관련 공약을 내건다"고 말했다. 또한 컨설팅사인 딜로이트(Deloitte)의 2023년 연구 결과를 인용해 "기업 경영자들이 친환경 정책을 시행해 얻으려는 것은 단지 평판"이라고 비난했다.

    '그린시프팅'은 기업이 기후변화, 환경 파괴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리는 것을 뜻하며 '그린라이팅'은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중 친환경적인 부분을 부각시킴으로써 다른 부분을 가리는 것을 말한다.

    호건은 그린라이팅의 사례로 코카콜라와 라이언에어(Ryanair)를 들었다. 그는 "코카콜라는 해양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고 하지만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1위 기업"이라고 지적했고 "라이언에어는 한 번에 비행기에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는 내용으로 '지속가능한 항공사'라고 홍보한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을 소개했다. 이 날은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때, 물, 공기, 토양 등 자원에 대한 인류의 수요가 지구의 생산 및 흡수 능력을 넘어서게 되는 날을 계산한 것이다. (참고로 각국의  다른데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이 다르다. 한국의 경우는 2023년 4월 2일로 전세계에서 10번째로 빠르다.)

    호건은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차를 탄 채 발을 가속기에 올려 놓은 상태"라고 말하며 "'몰랐다'는 말은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 ▲ 세바스챤 머든(Sebastian Munden) 애드넷제로 의장. ⓒ칸 라이언즈
    ▲ 세바스챤 머든(Sebastian Munden) 애드넷제로 의장. ⓒ칸 라이언즈
    UNDP, '포스오브 네이처'뿐 아니라 '애드넷제로(AdNetZero)'에서도 세미나를 개최했다. 영국에서 설립된 무역기구(trade organization) '애드넷제로'는 지난해에 이어 광고계의 탄소 배출량 문제를 다뤘다. 칸 라이언즈 개막일인 17일 오전, '애드넷제로'에서는 광고와 미디어 업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을 '글로벌 미디어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Global Media Sustainability Framework)'라는 틀로써 구체화해 발표했다. TV, 디지털, 옥외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기 위한 틀을 제안했고 인쇄, 라디오, 필름 부분에 대한 내용도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17일에는 화석 연료 단절을 촉구하는 행동주의 단체인 '클린 크리에이티브(Clean Creatives)'의 '기후 변화 관련 4개의 트렌드(Four Climate Supertrends That Will Shape the Future of Creativity)' 세미나도 열렸다. 세미나 내용에 따르면 1. 기후 변화 위기로 인해 소비자 행동이 이미 변화 중에 있으며 2. 젊은 세대일수록 변화의 정도가 크다 3. 화석 연료 기반 업계는 친환경 기술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4. 기후 관련 소송이 세계 각지에서 진행중이다. 

    클린 크리에이티브의 디렉터인 던컨 마이젤(Duncan Meisel)에 따르면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친환경이라는 허위 메시지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관련 기업에 대한 소송이 1800건 정도 진행되고 있다.

    기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칸 라이언즈의 메시지가 크리에이티브 업계를 통해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앞으로의 세미나가 더욱 기대된다.

    올해로 71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2024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 기아 주식회사, 단국대학교, 대홍기획, 디마이너스원, 빅인스퀘어, 스튜디오좋, 앨리스퀘어크리에이티브, 엘리엇, 오스카스튜디오, 이노션, 이노션에스, 제일기획, 주식회사 거스트앤게일, 차이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 포스트포나인즈,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