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인도펀드 수익률 13.89%, 美·日·中 제쳐모디 3연임 성공 '제조업 육성 정책' 기대감 영향인도 증시 단기간 급등, 숨고그리 구간 손실 주의
  • ▲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연합뉴스
    ▲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연합뉴스
    최근 인도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인도를 향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모디 정부가 주도 하는 '제조업 육성 정책'이 활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내수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한 달간 인도에 투자하는 29개 펀드의 설정액은 19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펀드 북미(1조814억 원) 다음으로 많이 늘어난 규모다. 특히 일본(431억 원)과는 4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수익률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인도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3.89%를 기록하며 미국(11.23%), 중국(4.15%), 베트남(2.29%)을 뛰어넘었다. 반면 일본(-3.81%)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본 펀드에서 빠진 돈을 인도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일본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약 117억 원이 줄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총 설정액이 4000억 원에 육박했던 일본 펀드는 지난 3주간 2.96%(120억 원)가량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고 개혁을 추진하는 등 정치적 안정감이 인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인도의 높은 경제 성장률도 투자 매력도 중 하나로 꼽힌다. 

    올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간 보다 7.8%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은 5.3%에 그쳤다. 인도 상장기업의 1분기 합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10년 이내에 일본과 독일을 따돌리고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개인투자자 뿐만아니라 국내 '큰 손'들의 인도 시장 공략도 주목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싱가포르, 미 샌프란시스코(예정)에 이은 5번째 해외 사무소 후보지로 인도 뭄바이를 검토 중이며, 한국투자공사(KIC)도 연초에 인도 중앙은행(RBI)으로부터 뭄바이 사무소 설립 승인 인가를 받았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도증시는 이번 총선 결과 때문에 주춤했으나 다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당이 이전의 압도적인 의석수를 잃었지만 기존의 정책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도 상장 기업은 소비재, 신재생 에너지, 헬스케어, IT 서비스 산업 등 각각 틈새 시장에서 명확한 성장 전략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매출 및 이익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이같은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도관련 상품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인도 증시가 단기간에 튀어 오른 만큼 숨고르기 구간에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올해 초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2.4배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고평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반(反)시장 정책'도 투자 시 유의해야할 사항 중 하나다. 지난해 8월 인도 정부는 노트북과 PC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2020년엔 컬러TV와 타이어에 비슷한 정책 기조를 펼친 바 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인도 증시를 바라볼 때 가장 큰 의문점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성장 지속성"이라며 "MSCI 주요 신흥국 지수 평균 12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6배 대비 MSCI 인도는 약 23배, NIFTY 50은 2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고평가 논란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가 그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은 점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인도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것은 변수"라며 "사실상 인도에 대한 개별 주식 투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수동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