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참의사 명단 이어 또 조롱대상으로 복귀 시 압박요인으로 작동 … 하반기 전공의 모집 난항고대의료원 소속 교수들 오는 12일 무기한 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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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이번 주중 정부의 미복귀 전공의 처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자 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의사 커뮤니티에 다시 등장했다. 의사사회 내부에 이를 알려 복귀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런데도 의대 교수들은 복귀 전공의 보호가 아닌 집단휴진을 속속 결정하고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전공의와 전임의의 병원 복귀를 격려하기 위함'이라는 글이 작성됐는데 여기엔 제목과 달리 복귀 의사 현황이 담겨있다.

    병원별로 근무 중인 전공의 수, 연차 정보 등이 공유됐고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학번 등도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지난 3월에도 복귀한 전공의를 '참의사'라고 조롱하며 명단이 유포돼 경찰 수사로 이어진 바 있다. 이번에는 제목과 내용을 달리해 혼선을 일으켰지만, 복귀 시 의사사회에서 지탄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타 직업과 달리 선후배 및 동료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블랙리스트의 등장은 복귀를 두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이달 중순에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공고를 하려면 각 수련병원별 결원을 파악해 충원 인원을 정해야 하는데 현시점에서는 부정적 시나리오만 그려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의대 교수들은 의대증원을 멈추고 전공의를 향한 압박을 멈추라며 집단휴진을 진행 중이거나 예고한 상태다.

    이미 세브란스병원 소속 일부 교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휴진에 들어갔고 내달 4일에는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일주일 휴진을 결정했다. 

    이날 고대의료원 소속 교수들도 오는 12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들은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억압을 철회하고 전공의 요구안을 적극 수용해 대화하라"고 주장했다.

    주요 병원 교수들이 복귀하겠다는 전공의 파악이나 설득이 아닌 집단휴진을 결정함에 따라 의료공백 사태는 당분간 풀릴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4일 92개 환자단체들은 이러한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