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초대형 에너지기업 임박28일 경영전략회의 결정 주목SK㈜ 알짜 자금줄 내놔"최태원 회장의 특단 대책""아직 확정 아니다"… 해명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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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서린빌딩ⓒ뉴데일리DB
    SK이노베이션와 SK E&S가 합병한다.

    국내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으로 평가되는 SK이노베이션이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자 내린 결이다. 지주회사인 SK㈜의 알짜 자금줄로 평가되는 SK E&S를 내준다는 점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할 초강수로 평가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주말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서 이번 합병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승인이 완료되면 내달까지 이사회와 임시주총을 소화하는 등 합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SK㈜가 36.22% 지분을 쥔 대주주다. 특수관계인과 자사주, 우리사주 지분까지 합하면 38% 안팎이다. SK E&S는 SK㈜ 지분율이 90%다. 지배구조상 이번 경영전략회의만 통과되면 합병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현금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합병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가 벌어지며 실적 회복이 늦어지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해졌다. 최근 3년간 쏟아부은 투자비만 20조원에 달하고, 올해 설비 투자금만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해서는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프리IPO 등을 통해 외부 투자자 유치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태도로 나오자 알짜 회사인 SK E&S를 합병시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SK E&S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317억원이다.

    합병이 시작되면 SK E&S의 광양, 파주 등 발전 자회사와 LNG 판매사업을 SK온에 편입시키는 방안도 고려된다.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것으로 SK온 상장을 사활을 걸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는 남다르다"면서 "이번 결정은 SK온 자금 수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합병 계획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