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증권, 최근 2달간 1.8% 하락…같은 기간 코스피 4% 상승국내 부동산 PF 사업장 부실 및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 반영정부 밸류업 정책 및 기준금리 인하 시 유동성 확대 수혜 기대
  • ▲ 여의도 증권가 ⓒ정상윤 기자
    ▲ 여의도 증권가 ⓒ정상윤 기자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줄곧 내림세를 걷고 있는 증권주들이 올해 하반기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해결되고, 기준금리가 하락할 경우 증권사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주가 반등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 지수는 지난 4월 2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약 두 달간 1.78% 하락했다. 해당 종목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주 종목으로 구성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08% 상승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미국 내 물가 하락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반면 증권주는 국내 부동산 PF 사업장 부실 우려와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등의 우려로 줄곧 내림세를 걸었다.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증권주가 본격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동성 확대에 따른 증시 자금 유입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유동성 확대의 수혜를 입는다"라며 "유동성 확대는 증시 자금 유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유입이 현실화하면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상승이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과거 사례와 같이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증시가 박스에 갇히면 거래 대금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라며 "이 경우 강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증권사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 금융권의 전반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꼽히는 부동산 PF 문제가 일정 부분 해결될 경우 실적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장 지원을 위한 1조 원 규모의 은행·보험 신디케이트론이 조성하는 등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정 연구원은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커버리지 증권사들을 포함해 상위 금융사들은 선제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충당금 전입의 발생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또한 "2분기 부동산 PF 구조조정을 통해 부동산 금융의 회복과 기업금융(IB) 실적의 증가, 그리고 잠재 불확실성 완화를 기대한다"라며 "충격을 완화해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긍정적인 영향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금리 인하 국면에선 증권주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타 업종보다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중에서도 위탁매매 비중이 크고, 높은 주주환원율을 유지한 증권사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기대가 크지 않았던 증권업에서 의외로 구체적인 자본정책이 나오고 있다"라며 "은행·보험사에 비해 규모는 미진하나,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어 업종 지수 자체가 힘을 받을 만한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며 "밸류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 일환 중 하나임을 고려할 때 한국 주식 투자 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증권주에 유리한 이벤트임은 당연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