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신세계’ 기획한 김태남 신세계백화점 F&B팀 바이어 인터뷰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컨셉의 푸드홀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술까지 음미할 수 있어오픈 일주일 만에 입소문… 주말에는 외국인 손님도 상당
  • ▲ 김태남 신세계백화점 F&B팀 바이어. ⓒ서성진 기자
    ▲ 김태남 신세계백화점 F&B팀 바이어. ⓒ서성진 기자
    ‘pick플’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획하는 유통인들을 문은혜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제품 하나, 서비스 하나에 녹아있는 유통인들의 피, 땀, 눈물을 담아봅니다.<편집자주>

    “‘하우스 오프 신세계’ 오픈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이요? 주변에 없던 새로운 상권을 만들어냈다는 평가였죠.”(김태남 신세계백화점 F&B팀 바이어)

    ‘백화점 푸드코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빽빽하게 나열된 테이블과 의자, 그 좁은 틈 사이로 쟁반을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 핸드폰 동영상을 틀어놓고 정신없이 식사하는 사람들…

    신세계백화점이 이같은 틀을 깬 새로운 공간을 선보였다. 지난 10일 문을 연 ‘하우스 오브 신세계’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 층에 2200평으로 구성된 공간으로, 이 중 지하 1층 ‘푸드홀’과 1층 ‘와인숍’이 이번에 먼저 오픈됐다.
  • ▲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 전경. ⓒ뉴데일리
    ▲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 전경. ⓒ뉴데일리
    신세계백화점이 하우스 오프 신세계에서 특히 힘을 준 부분은 새로워진 푸드홀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이 만나는 경계선에 위치한 이 공간은 올 초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와도 바로 통한다.

    스위트 파크에서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넘어가는 좁은 통로는 언뜻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을 지나가는 손님들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프라이빗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어두운 벽조명과 은은하게 흐르는 재즈, 곳곳에 위치한 예술작품들이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푸드홀에 들어서면 한 가운데에 배치된 널찍하고 푹신한 소파들과 오마카세 식당처럼 카운터 테이블로 둘러싸인 레스토랑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호텔 라운지에 온 듯한 느낌이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초기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김 바이어는 “가격만 비싸고 그에 맞는 서비스는 부족한 기존 푸트코트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공간적인 여유와 편하게 술까지 마실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반에는 테이블을 이렇게 배치해서 매출이 나올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는게 김 바이어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이 고급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공간이 주는 신선함은 통할 것이라는 확신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 바이어는 “처음 공간을 기획할 때 ‘네가 가서 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곳, 마시고 싶은 곳을 만들어 보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공간을 구체화하다보니 소비력 있는 MZ세대나 젊은 VIP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 ▲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 전경. ⓒ뉴데일리
    ▲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 전경. ⓒ뉴데일리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다른 푸드홀과 다른 또 하나의 포인트는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란 점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백화점은 밤 8시로 통용되던 백화점 운영 시간을 10시까지 파격적으로 늘렸다. 

    메뉴 또한 낮과 밤을 다르게 구성해 저녁 6시 이후부터는 술에 곁들일 수 있는 안주류 선택지를 넓혔다. 

    현재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는 38년의 유서 깊은 초밥집 ‘김수사’ 2호점을 비롯해 100여 년 역사를 지닌 장어덮밥 맛집 ‘키쿠카와’, 용리단길 유명 맛집 ‘키보 아츠아츠’, 예약도 어려운 성수동 ‘바위파스타바’ 등이 입점해있다. 
  • ▲ 김태남 신세계백화점 F&B팀 바이어. ⓒ서성진 기자
    ▲ 김태남 신세계백화점 F&B팀 바이어. ⓒ서성진 기자
    오픈 초기인 만큼 김 바이어는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하우스 오프 신세계를 직접 찾아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하루에 몇시간씩 유심히 관찰하다 김 바이어가 발견한 것은 이들이 술을 시키기 어색해한다는 점이었다. 

    이에 첫째 날과 둘째 날 저녁 8시부터 낮추기 시작한 조도를 셋째 날부터 저녁 6시로 앞당기고 배경음악도 재즈풍에서 베이스가 묵직한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조성되니 음식에 술을 곁들여 즐기는 고객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 바이어는 “얼마 전에 방문한 한 유명인사는 ‘하우스 오프 신세계가 새로운 상권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평가했는데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며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바이어는 “앞으로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트렌드를 만드는 선구적인 공간들을 다양하게 만들어가고 싶다”며 “’신세계’만의 취향을 담은 고품격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