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고심한 끝에 사퇴 의사 밝혀"교총 명예에 누를 끼친 것 사죄드린다"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보내 논란차기 회장 선출까지 수석부회장 체제 운영
  •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제39대 회장에 당선된 박정현(44) 인천 부원여중 교사. ⓒ뉴시스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제39대 회장에 당선된 박정현(44) 인천 부원여중 교사. ⓒ뉴시스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신임회장으로 당선된 지 1주일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지자 고심 끝에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박 회장은 27일 교총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한국교총과 회원님, 그리고 전국의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인천 부원여중 교사인 박 회장은 지난 20일 교총 회장 선거에서 교총 역사상 최연소(44세)로 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과정부터 '성 비위' 논란이 제기됐던 과거 자신의 징계 전력이 논란이 되면서 대외적인 연락을 일체 받지 않고 거취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중 특정 학생에게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편지 사본에 따르면 박 회장은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 "꿈속에서도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다" "나의 여신님"이라고 적었다 이 밖에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당신의 향기" "어젠 기숙사에서 자며 자기 생각 참 많이 했어요" 등의 문구도 포함됐다.

    당시 사건으로 박 회장은 징계위원회에서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편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교총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퇴를 촉구한다'는 글이 100건 이상 올라오는 등 반발이 컸다.

    교총은 박 회장의 사퇴에 따라 차기 회장단이 선출될 때까지 문태혁 수석 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교총은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회장 후보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고,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초·중등은 물론 유치원부터 대학 교수까지 국내 교원 10만여명이 가입한 최대 규모 법정 교원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