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2년 전과 최근 환율 상승 비교금리인하 기대 지연+엔화‧위안화 약세시 환율 재상승 배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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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지난 4월 장중 140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지난 2022년 급등세에 비하면 완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계속 지연되거나 중동지역 분쟁이 재점화돼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엔화와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6일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통해 2022년 7~10월과 올해 1~4월 환율 변동성에 대한 주요 대내외 요인을 구분해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상승하는 등 2022년 하반기 환율 상승세 재현 가능성이 발생하자 2022년 하반기와 올해 원·달러 환율상승에 영향을 미친 주요 대내외 여건을 이같이 살펴본 것이다. 

    한은은 2022년과 올해 환율 상승은 모두 미국과 여타 선진국 간의 통화정책 차별화로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2022년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올해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지연이 그 이유다. 

    다만 위험자산 투자심리에서는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이 급등함에 따라 미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여건과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됐다고 봤다. 

    반면 올해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으로 고금리 지속이 예상되지만, 이는 미국의 견조한 성장 전망에 기인하면서 양호한 글로벌 금융여건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유지됐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상황도 달랐다. 

    2022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급등과 경기부진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위험 회피 등이 미 달러화 강세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중동분쟁은 확전되지 않으면서 에너지 가격과 투자 심리 영향이 2022년에 비해 작다고 평가했다. 

    엔화와 위안화 등 주변 통화 여건도 차이를 보였다. 

    2022년에는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모두 큰 폭의 약세를 거듭했지만 올해는 엔화만 크게 절하됐다고 짚었다.

    대내 여건을 보면 2022년에는 반도체 부진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가 이어지면서 경기 여건이 개선돼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금융 시장은 2022년에 비해 대체로 안정적이란 평가를 내놨다. 

    다만 2년 전에는 글로벌 주가 하락에 거주자의 해외 투자가 축소된 반면, 올해는 미 증시 호조로 해외 증시 투자가 늘며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진 상태라고 봤다. 

    이에 한은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2022년과 비교하면 선진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급격한 엔화 약세 등 요인은 유사했으나 위험자산 투자심리,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 여건 등은 차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대내외 여건 개선에도 원·달러 상승폭이 미 달러화지수의 상승폭을 웃도는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과 중동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연이 작용했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투자은행들은 환율이 연말까지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지연되거나 중동지역 분쟁 재점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엔화·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며 원화 약세가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