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가계신용 비율 91.9%, 전분기비 1.6%p↓기업신용 비율 114.2%, 전분기비 0.3%p↑금융불안도 낮아져…5월 FSI 15.9
  • ▲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 모습.ⓒ 한국은행 제공.
    ▲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 모습.ⓒ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최근 민간 빚이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금융상황은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90% 초반으로 떨어졌고 금융불안지수(FSI)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인 ‘주의’ 단계를 보였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자영업자 취약 부문의 채무 상환 부담 누증 등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안정성 저해 리스크로 지목됐다.

    ◇ GDP 대비 민간빚 하락세…“금융시스템 안정적”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민간신용 레버리지(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206.2%로 전분기(207.4%)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 1분기 말 가계신용 비율은 91.9%로 추정됐다. 전분기(93.5%)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장기추세선인 99.0%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계신용 비율은 지난해 2분기 94.6%에서 3분기 94.5%, 4분기 93.5%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신용은 전 분기와 비교해 상승했으나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 1분기 기업신용 비율은 114.2%로 전분기(113.9%)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신용 비율은 2018년 1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115.5%) 최고점을 찍은 뒤 4분기(113.9%) 소폭 하락한 바 있다.

    이 결과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는 지난달 15.9를 기록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융불안지수는 올해 1월 17.5, 2월 16.9, 3월 16.4, 4월 16.1로 매달 낮아지고 있다.

    중장기적 잠재 리스크를 평가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분기 30.5를 기록해 장기평균(35.3)을 다소 하회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신용시장에서는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지난해 3~4분기 이후 하락하고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 부동산PF ‘빨간 불’…자영업자 연체율 2년 만에 3배↑

    국내 금융회사의 부동산PF 대출도 줄어들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34조2000억원으로 작년(135조6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에 부동산PF 신규 대출 취급을 자제한 영향이다.

    반면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은 3.55%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PF연체율은 지난 2021년 0.4%였지만, 다음 해 1.2%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7%로 올랐다.

    특히 증권사, 저축은행 및 여전사가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준으로 보이고 있다. 증권사의 PF연체율은 지난 2021년 3.7%에서 올해 1분기 17.6%까지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은 1.2%에서 11.3%로 높아졌다. 여전사는 0.5%에서 5.3%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부동산PF의 금융권 전체 익스포저가 여전히 230조원 규모로 큰 데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건설원가 상승으로 PF 사업성 또한 낮아져 부실 위험이 증대된 상황”이라며 “일부 비은행권의 경우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부실 자산에 대한 경·공매를 통해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약 2년 만에 3배 가량 올랐고, 다중채무자이거나 신용 상태가 낮은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10%를 넘어섰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52%로 지난해 2022년 2분기 말 0.50%의 3배 수준을 보였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 차주 연체율은 10.21%였다.

    이들의 일반 가계대출과 비교해 연체 규모도 컸다. 가계대출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2700만원, 자영업자는 1억2200만원에 달했다.

    서평석 한은 금융안정기획부장은 “코로나19 이후 내수 회복세가 부진하고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연체율의 절대 수준이 그리 높진 않지만 연체율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빠르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이 채무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및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 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