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유행 X혈청군 포함한 5가 수막구균 백신 개발 중개발 완료시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통해 공공시장 조달 계획콜레라 백신 '유비콜' 성공 경험 보유올 4월 인도 'Men5CV'만 아프리카 5가 수막구균 백신 출시
  • ▲ 유바이오로직스 춘천공장.ⓒ유바이오로직스
    ▲ 유바이오로직스 춘천공장.ⓒ유바이오로직스
    유바이오로직스가 현재 개발 중인 수막구균 백신을 '제2의 유비콜'로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공공시장에 독점 공급해 흑자전환을 달성한 만큼 수막구균 백신도 기업의 퀀텀점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2026년 말까지 아프리카 말리에서 수막구균 백신 후보물질 'EuMCV5'의 임상 2/3상 시험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일 말리 보건청으로부터 EuMCV5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말리 보건청에 5월21일 임상시험 계획을 신청해 15일만에 승인받은 것인데 말리를 포함한 아프리카 지역 내 수막구균에 대한 위험성이 커 수막염 백신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말리 외에도 아프리카 국가 한 곳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막구균성 수막염은 수막염균에 의한 급성 감염병으로 평균 3~4일, 최대 10일의 잠복기를 갖고 수막염, 패혈증, 폐렴, 관절염, 중이염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감염되면 24시간 이내 사망할 수도 있는데 치명률은 10~14% 수준인데 저개발국가에서는 20%대까지 높아진다. 회복한 환자의 10~20%에서도 정신지체, 청력저하, 사지절단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인 '아프리카 수막염 벨트' 국가(가나, 감비아, 나이지리아, 말리, 수단, 세네갈, 에티오피타, 카메룬, 케냐, 코트디부아르 등 26개국)에서 풍토병인 수막염 발병률이 높다.

    올 4월 인도 백신기업 세럼연구소가 개발한 5가 수막구균 백신 'Men5CV'가 나이지리아에서 출시됐지만 2030년까지 수막염을 퇴치하겠다는 WHO(세계보건기구)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추가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WHO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경우 2023년 10월1일부터 2024년 3월11일까지 약 5개월 동안 101명의 수막염 확진자와 153명의 사망자, 1742명의 의심사례가 발생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EuMCV5와 4가 수막구균 백신 후보물질 'EuMCV4'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EuMCV5는 아프리카에서 많이 나타나는 X혈청군을 포함해 A·C·W·Y·X 혈청군을 예방할 수 있다.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 라이트재단과 빌게이츠재단으로부터 EuMCV5 연구개발 자금 일부를 지원받고 있는데 개발이 완료되면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를 통한 공공시장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유바이오로직스 내부에서는 EuMCV5가 '제2의 유비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신기업 바이오백과 EuMCV5 원액 공급 및 완제 생산기술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해 둬 추후 개발이 완료되면 즉각적인 현지 생산도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밴티치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수막구균 백신 시장 규모는 2032년 63억5000만달러(8조8300억원)로 연평균 6.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남아프리카공화국만 해도 수막구균 백신 시장은 2030년 5270만달러(73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유비콜은 유바이오로직스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94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올렸다. 이 중 유니세프에 공급한 콜레라 백신은 647억원어치다. 2021년 매출 394억원·영업손실 72억원, 2022년 매출 555억원·영업손실 38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유비콜이 유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경구(먹는)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유니세프를 통해 저개발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초기에는 유리-바이알 형태의 유비콜을 공급했는데 2018년부터 플라스틱 튜브제형의 유비콜-플러스를 납품하고 있다.

    인도 백신기업 샨타바이오테크닉스가 2022년부터 콜레라 백신 생산을 멈추고 지난해 말부터 유니세프에 백신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바이오로직스가 유니세프 조달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26년부터 연간 9000만도즈 이상의 콜레라 백신을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는데 유비콜-플러스 1도즈당 공급가격도 2022년 1.33달러에서 2023년 1.58달러, 올해 1.89달러로 상승 중이어서 향후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