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홍해사태 장기화·미중 무역갈등 계속삼성전자, 1분기 운반비 72.4%↑
  •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뉴시스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뉴시스
    글로벌 해상운임이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물류비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양사는 해상운임이 치솟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 물류비가 크게 늘면서 직격타를 맞은 바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1일 기준 3475.6으로 집계됐다. 2022년 8월 19일(3429.83)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작년 6월 21일과 비교하면 276% 증가한 수치다. 

    최근 들어 해운 운임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상선을 공격하는 홍해 사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 등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홍해를 지나던 그리스 소유의 라이베리아 선적 석탄 화물선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으며, 23일에도 2척의 화물선에 공격을 가했다. 이에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선박 운항 거리가 늘어났다. 

    또한 미국 정부가 중국산 주요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하면서, 물량 밀어내기에 나선 중국 기업들이 미국향 컨테이너선 계약을 선점했다. 앞서 미국은 오는 8월부터 자국에 들어오는 전기차, 반도체 등 일부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물류비가 늘어남에 따라 가전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생활가전은 주로 해상 물류를 이용하기 때문에 해상운임 등락은 가전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실제 국내 가전업계는 해상운임 상승세가 이어지던 코로나 기간 동안 물류비 급증에 따른 혹독한 수익성 하락을 겪었다. 

    삼성전자가 지출한 물류비(운반비)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2조2184억원에서 2021년 2조7927억원, 2022년 3조2143억원까지 증가하며 2년 만에 44.9% 늘었다. LG전자의 물류비 지출도 코로나19 이전 1조원대 후반 수준에서 2021년 3조1567억원, 2022년 3조9473억원까지 늘며 2배 가량 늘었다.

    물류비 부담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2년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 생활가전부문 통합 매출은 전년보다 9% 증가한 60조64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 증발한 1조35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LG전자 생활가전도 매출은 29조89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129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지난해는 양사 모두 운반비를 1조원 이상 줄이면서 물류비 부담을 해소했지만 올해 들어 물류비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운반비는 7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4% 증가했다. LG전자의 운반비 또한 6914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소폭 늘었다. 

    양사는 선사와 연간 물류 계약을 맺어 운송을 하고 있어 당장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상운임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최소 3분기까지 운임 상승세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월부터 컨테이너선 성수기에 돌입하는 데다 지난주 독일 항만 노동자 파업에 이어 미국 동부 항만 노조도 파업을 예고하면서 물류난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주로 장기 계약을 주로 맺기 때문에 매번 비용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일정 주기마다 맺는 대형 화주와의 계약에서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글로벌 물류환경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운반비 증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