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칸 라이언즈] 오길비, 제임스 패터슨 스토리텔링 마스터 클래스 열어"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중요""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놀이를 한다"
  • ▲ 제임스 패터슨 작가. ⓒ칸 라이언즈
    ▲ 제임스 패터슨 작가. ⓒ칸 라이언즈
    인생 후반전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슈퍼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임스 패터슨(James Patterson)에 따르면 좋아하는 일, 관계, 공동체에 대한 기여다.

    2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4 무대에 선 제임스 패터슨은 자신의 인생 2막의 성공 비결을 공유했다. 제임스 패터슨은 네이버에서 이름을 검색하면 작품 목록이 78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다.

    1947년생인 패터슨은 JWT(J. Walter Thompson)의 임원으로 광고계에서 일하다 1996년부터 작가로 전업했다. 광고계에서 일하기 전에는 정신 병동에서 일한 바 있다. '배고픈 사람이 성공한다(Hungry Dogs Run Faster)'는 제목의 '제임스 패터슨의 스토리텔링 마스터 클래스'의 진행은 오길비(Ogilvy)의 리즈 테일러(Liz Taylor) 글로벌 CCO(Chief Creative Officer)가 맡았다.  

    테일러 CCO는 "자신의 첫 번째 상사"였다며 패터슨을 소개하였다. 이에 패터슨은 "37세에 CEO가 됐고, 업계를 떠난 지 25년 됐다"고 답했다. 테일러 CCO는 "그의 인생은 광고계를 떠난 뒤 인생 2막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하자 패터슨은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는 "여기 오는 것이 보안이 잘 된 교도소에 오는 것 같았다"며 "여러분을 (광고계에서) 빼내서 내보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착각을 하는 것이, 정신병원에서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스릴러물을 쓰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다. 정신 병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광고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됐고, 광고계에서의 경험은 연쇄 살인범에 대한 글을 쓰는데 기반이 됐다"고 농담을 건넸다.
  • ▲ 왼쪽부터 리즈 테일러 오길비 글로벌 CCO와 제임스 패터슨 작가. ⓒ칸 라이언즈
    ▲ 왼쪽부터 리즈 테일러 오길비 글로벌 CCO와 제임스 패터슨 작가. ⓒ칸 라이언즈
    그는 성공적 인생 2막을 이어간 비결과 관련해 지지해 주는 사람, 그리고 좋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할머니가 그런 분이었다. 내가 속도나 실력이 부족해서 NBA에서는 못 뛸 것이지만, 그 일을 제외하고는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준 분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여러분도 다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운이 좋은 거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받는다면 기적"이라며 "나는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도 배고픈 사람이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생계를 위해 일(work)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놀이(play)를 한다"고 강조했다.

    창작과 관련해 개요(outline)란 무엇인지 묻자, 그는 "계속 아이디어가 떠오르므로, 아이디어를 모아 놓은 두꺼운 파일이 있다. 아이디어는 재미있는 제목 같은 것이다. 그런데 정말 유용한 것은 개요"라며 "나는 보통 70-80페이지 분량으로 개요를  쓴다. 개요를 쓴 것 중 1, 2권은 내가 쓰고 나머지는 협업을 한다"고 말했다.

    패터슨은 "최근 좋은 협업을 했던 사람 중 하나가 고인이 된 마이클 크라이튼이었다. 그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는데 있어서 걸리적 거리지 않는 훌륭한 협업가였다"고 전했다.

    패터슨은 사업에서도 좋은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은 클라이언트이고 클라이언트는 협업자가 돼야 한다. 문제는 작품의 초기 단계를 보고 협업이 이뤄진다는 점"이라며 "스토리보드를 본 후 '뭔지 알겠어, 속지 말아야지'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클라이언트들이 있다. 그런데 좋은 협업은 이런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준다"고 했다.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 싱어송라이터 돌리 파튼과 협업을 하며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됐고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클린턴은 '우리 나이에는 풍선껌 씹으며 잇몸 운동을 하라'고 조언을 했고, 돌리는 나를 별명으로 부르며 내 생일에 음성 메시지로 축하 노래를 불러줬었다"고 말했다.
  • ▲ 왼쪽부터 리즈 테일러 오길비 글로벌 CCO와 제임스 패터슨 작가. ⓒ칸 라이언즈
    ▲ 왼쪽부터 리즈 테일러 오길비 글로벌 CCO와 제임스 패터슨 작가. ⓒ칸 라이언즈
    테일러 CCO 패터슨 밑에서 일하며 배운 것을 회상했다. "학교에서는 인쇄 광고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입사하니 TV 광고를 만들어야 했다. 30초 광고를 만들기 위해 3페이지를 써서 냈더니 패터슨이 '미니시리즈용으로 좋겠네'하면서 기름을 다 빼고 한 문장, 한 문장 멋지게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패터슨은 "기름을 빼야 한다. 영화에서도 꼭 있어야 하는 장면만 들어가야 한다. 계속 움직이게 하고 사람들이 계속 흥미를 갖게 해야 한다. 내 장점은 계속 움직이게 만든다는 점인데, 그게 약점이기도 하다. 깊이 파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최대 장점은 최대의 약점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최근 패터슨은 플로리다 대학의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편 이를 위해 재정적 지원을 해 왔다. 패터슨은 "리터러시에 대해 강연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청중들은 강연을 들은 것이 뭔가 대단한 일인 것처럼 생각을 한다. 사실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데 말이다. 그냥 듣기만 해서는 능력이 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해 봐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플로리다 대학 리터러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초등학교에서 그 수준에 맞는 독서를 하는 아이들의 비율은 43%밖에 되지 않는다"며 "리터러시는 백신과 같다. 말 그대로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학년에 맞는 수준의 책을 읽지 못하면 졸업을 못 하게 되고 이런 아이들은 감옥에 가거나 거리에서 죽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일자리를 얻고 좋은 가정을 꾸리고 누구에게 투표하고 싶은지 알게 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패터슨은 "리터러시 프로그램이 좋은 결과를 얻은 것도 사람들과 함께 일했기 때문이다. 지구를 구하는 것도, 사업에서도 협업이 핵심이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도 멋진 화가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어디냐는 질문에 "집 또는 집 주변"이라고 답했다.

    올해로 71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2024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 기아 주식회사, 단국대학교, 대홍기획, 디마이너스원, 빅인스퀘어, 스튜디오좋, 앨리스퀘어크리에이티브, 엘리엇, 오스카스튜디오, 이노션, 이노션에스, 제일기획, 주식회사 거스트앤게일, 차이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 포스트포나인즈,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