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측 사내이사 4인 추가영풍 오너 3세·서린상사 대표, 사의75년 동업 종지부 임박
  • ▲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각사
    ▲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각사
    고려아연이 그룹 계열사인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서린상사는 최대 주주가 고려아연이지만 경영권은 영풍 측이 갖고 있어 양사의 '75년 동업'을 상징하는 회사였다. 이번 경영권 확보로 양사의 결별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20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날 서린상사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열고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이사, 이수환 고려아연 본부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가 만료된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임시주주총회에 이어 열린 이사회에선 서린상사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됐고,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도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재선 전 서린상사 대표는 영업 활동 강화 부문 사장으로 임명됐다.

    또한 이사회는 본사 이전 승인의 건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서린상사 본사는 기존 서울 강남 영풍빌딩에서 종로 그랑서울 빌딩으로 조만간 이전될 계획이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비철금속 제품을 유통하는 계열사로, 고려아연이 66.7%로 최대 주주이지만 경영권은 33.3%의 영풍이 행사해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영풍그룹은 장 씨(영풍)와 최 씨(고려아연)로 이뤄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를 시도해 왔다. 서린상사 이사는 그간 총 7명으로 고려아연 측 4명(최창걸·최창근·노진수·이승호)과 영풍 측 3명(장형진·장세환·류해평)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고려아연은 자사 측 신규 이사 4명을 선임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고려아연은 지난 3월 서린상사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려 했지만 영풍 측 이사가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이후 고려아연이 낸 서린상사 임시주총 소집 허가 청구를 법원이 인용하면서 이날 임시주총과 이사회가 열렸다. 영풍 오너 3세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는 주총 소집 직전 사의를 표명했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는 애초 영풍 측의 장세환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장 대표가 주총 개최 직전 사의를 표하면서 향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