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칸 라이언즈] 마크 리드 WPP 회장, 일론 머스크 X CTO와 대담"X, 발언의 자유 있는 플랫폼…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도달하려면 X 사용해야""AI,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 증폭시키고 상상과 생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 것"
  • ▲ 일론 머스크 X CTO(좌)와 마크 리드 WPP 회장. ©Cannes Lions
    ▲ 일론 머스크 X CTO(좌)와 마크 리드 WPP 회장. ©Cannes Lions
    [프랑스 칸 = 김수경 기자]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4이 열린 19일(현지시간), 메인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발 내 뤼미에르 극장 앞에 세미나 시작 1시간 반 전부터 수백 여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일론 머스크(Elon Musk) X(옛 트위터) 최고 기술 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 CTO)의 무대를 보기 위한 인파였다. 2309석에 달하는 뤼미에르 극장의 객석은 가득 찼고, 약 10분 늦게 무대에 오른 일론 머스크 CTO의 등장에 모든 이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환호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일론 머스크 CTO와 함께 무대에 오른 마크 리드(Mark Read) WPP 회장은 조금은 껄끄러운 첫 질문을 건넸다. 지난해 말, 일론 머스크 CTO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X의 반(反)유대주의 논란으로 벌어진 광고 보이콧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광고주들을 향해 "엿이나 드세요. 광고하지 마세요"와 같은 거친 말을 쏟아냈다. 당시 머스크는 반유대주의 음모론에 관한 X의 게시물을 지지하고, X를 통해 정치, 사회에 관한 개인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광고주들과의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마크 리드 WPP 회장은 그 일로 많은 광고주와 브랜드가 X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X가 여전히 광고 커뮤니티에 중요한 플랫폼임을 인정하며 그에게 직접 "그 욕설의 의미는 무엇이었나?"라고 진지하게 물은 것이다.

    머스크 CTO는 "우선, 모든 광고주들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라며 "단지 X를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콘텐츠에 대한) 검열을 요구하는 광고주들이 일부 있었다"면서 "물론 광고주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콘텐츠에 광고가 붙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얘기할 권리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고주 때문에) X의 전반적인 정책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 CTO는 X에 혐오 발언이나 성인물 등에 필터를 적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X의 정책은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우려하는 브랜드 안전성(Brand safety) 문제와 충돌할 위험이 크다. 머스크는 사람들의 말할 자유를 제한하는 것보다, 일부 광고주들을 잃는 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머스크는 "X에 올린 게시물을 후회한 적이 없냐"는 리드 회장의 질문에 "모든 게시물이 성공적이지는 않다"면서도 "필터를 거치는 것보다는 진실된 것이 낫다"고 답했다. 자신이 올리는 게시물이 모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진정성 있고 솔직하다는 것이다. 
  • ▲ 일론 머스크 X CTO.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
    ▲ 일론 머스크 X CTO.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

    마크 리드 회장은 머스크 CTO에게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는 "예술적으로 흥미로운 광고를 좋아한다"면서 "X 또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광고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X는 나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리더들,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들,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그들에게 도달하려면 X를 사용해야 한다"며 "누군가 내게 광고를 전달하려고 한다면, X를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며 X가 여전히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이어 머스크는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그는 AI의 발전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모두 대신 해 줄 수 있고,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재화와 서비스의 부족을 겪지 않게 해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머스크 CTO는 "AI가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다면, 일을 하는 의미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마크 리드 회장은 조금 당황한 듯 "사람들에게 '당신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 말고, 영감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TO는 이어 "효율적으로 AI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과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경쟁한다면, 후자가 이길 것"이라며 "우리는 AI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흥미로운 시대에 살고 있고, AI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AI가 예술, 음악과 같은 분야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며 "AI는 우리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증폭시킬 것이고, 우리의 상상 또는 생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머스크 CTO와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기업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 광고대행사 리더들과 비밀리에 미팅을 진행하는 등 광고주와의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 일론 머스크 X CTO(좌)와 마크 리드 WPP 회장. ©Cannes Lions
    ▲ 일론 머스크 X CTO(좌)와 마크 리드 WPP 회장. ©Cannes Lions

    올해로 71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2024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 기아 주식회사, 단국대학교, 대홍기획, 디마이너스원, 빅인스퀘어, 스튜디오좋, 앨리스퀘어크리에이티브, 엘리엇, 오스카스튜디오, 이노션, 이노션에스, 제일기획, 주식회사 거스트앤게일, 차이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 포스트포나인즈,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