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 3곳 개발, 자가면역질환 신약 2종 1조2790억원에 도입글로벌 투자사 RA 캐피털매니지먼트서 투자받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적응증 확대 후 기술수출 또는 M&A 노릴 듯
  • 국내 기업 3곳이 공동으로 연구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을 조 단위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를 놀라게 했다.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계약금 이외 마일스톤까지 모두 받을 수 있는 만큼 기술수출 파트너인 '네비게이터 메디신'이 어떤 기업인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텍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이중항체 기반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IMB-101'과 단일항체 신약 후보물질 'IMB-102'의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일본 포함) 지역에서의 개발 및 판권을 계약금 2000만달러(270억원)를 포함해 총 9억2475만달러(1조279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두 신약 후보물질 모두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공동개발했다.

    IMB-101에 대해서는 현재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미국에서 임상 1a상 시험을 진행 중인데 임상 1b상 시험부터는 파트너사인 네비게이터 메디신이 진행할 것으로 파악된 만큼 네비게이터 메디신이 이들 물질에 대해 잘 개발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 플랫폼인 링크드인을 살펴보면 네비게이터 메디신은 2020년에 설립돼 현재 직원 수는 2~1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있는 등 관련 정보는 많지 않다.

    네비게이터 메디신은 이탈리아 피사에 위치해 있으며 에마뉘엘레 네리 피사대학교 방사선학과 교수가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리 교수는 과거 유럽 종양영상학회 회장, 유럽 의료영상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이탈리아 의학 및 중재 방사선학회 국제 활동 대표를 맡기도 했다.

    글로벌 생명과학 전문 투자사 RA 캐피털매니지먼트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글로벌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텍 중 하나라는 평가도 있다.

    RA 캐피털매니지먼트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96억5000만달러(13조3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에도 투자한 바 있다. 현재 GC셀의 미국 신약개발 관계사인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를 포함해 94곳의 바이오텍에 투자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네비게이터 메디신은 IMB-101와 IMB-102가 타깃하는 단백질 OX40 저해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투자자들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여기서 모은 자금은 IMB-101와 IMB-102 등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데는 물론, 이들 후보물질의 개발에 활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비게이터 메디신의 시리즈A 투자가 7월 하순 중으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후 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네비게이터 메디신이 확보한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의 적응증을 확장해 추가로 기술수출하거나 글로벌 빅파마에 인수합병(M&A)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바토클리맙'과 'HL161ANS'도 중증 근무력증,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신경병증, 갑상선 안병증, 온난항체 요영성 빈혈, 시신경 척수염, 면역 혈소판 감소증, 그레이스병, 만성 염증성 다발성 신경병증 등을 여러 자가면역질환을 적응증으로 임상개발 중이다.

    중증 근무력증 치료제 시장은 2032년 19억7000만달러(2조7200억원), 갑상선 안병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8년 58억달러(8조원), 면역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2026년 33억3000만달러(4조6000억원) 등 이들 적응증 하나하나에 대한 글로벌 시장 규모는 모두 조 단위가 넘는다.

    이에 글로벌 빅마파들은 아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을 M&A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존슨앤드존슨(J&J)은 지난 5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텍 프로테오직스를 8억5000만달러(1조1700억원)에 인수했다. 애브비도 올 3월 총 2억1250만달러(2900억원)에 미국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랜도스바이오파마를, GSK는 올 1월 14억달러(1조9300억원)에 호흡기 및 면역질환 개발 기업 아이올로스 바이오를 사들였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IMB-101의 경우 류머티즘 관절염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데 네비게이터 메디신은 이를 포함해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적응증을 확장하는 데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